킹메이커~프롤로그~

Posted 2007/07/29 23:55, Filed under: 오리지널/킹메이커

프롤로그: 7일 전


세실리아는 즉석에서 대답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너무 쉽게 나온 대답에 두 남자의 표정이 기묘하게 달라졌다. 한 사람은 황당함이 감추어진 걱정으로 눈을 찡그렸고, 다른 한 사람은 놀라움이 섞인 기쁨으로 눈썹을 들어올린다.

눈을 찡그리는 쪽은 그녀의 아버지인 대공작 엘로이 S. 윈터그린.

은근한 기쁨을 드러내는 사람은 이 나라의 왕.

제아무리 폭군이라도 오밤중에 단신으로 최고귀족의 집으로 쳐들어와 가족회의의 개최를 요구하지 않는다. 혹은 대개 그럴 것이라 믿는 법이다. 그 믿음을 성공적으로 배반해버린 왕은 가족회의의 중요 참석인 대우를 받길 원했고, 의견은 성공적으로 반영되었다. 어쨌든 왕이니까. 하지만 윈터그린 대공작가의 안주인은 자신의 수면권을 내세워 가족회의 출석을 거부했고, 그 의견 역시 반영된 결과 회의는 가족 구성원의 3분의 1이 없이 시작되었다. 물론 개회 정족수는 구성원의 3분의 2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그리고 왕은 그 단출한 가족회의장에 폭탄을 꺼내 던졌다.

두 중년의, 특히 아버지의 격한 표정 변화를 보며 세실리아는 조금 당황해 허둥지둥 변명을 꺼냈다.

“아, 제가 아무래도 1분쯤 뜸을 들이는 척 했어야 했죠? 두 분의 감정 정리를 위해서.”

아버지가 무의식중에 미간의 주름을 깊게 했다.

“당장 말하든 1분 후에 말하든 네 의사에는 변화가 없는 것 아니냐?”

“그렇죠.”

시원스레 대답하는 딸을 보며 윈터그린 대공작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빛 바랜 금발이 정원에 피워 둔 불빛을 받아 일렁였다. 이런 청을 받은 아버지가 보일만한 반응 중 가장 조용한 것이었지만, 그만큼 당연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세실, 아버지로써는 네가 거절해 주기를 바랐다만….”

제아무리 왕의 제안이라 해도, 라는 뒷말은 듣지 않아도 알았다.

명백하게 왕명을 거절하고 싶다는 태도이지만 대공작에게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었다. 3대 대귀족 중 한 가문의 수장이며 30년 전 나라를 전복할 만한 대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 해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현재 국가의 수반으로 나라의 안정을 책임지고 있으며 덧붙여 나이 찬 외동딸의 아버지이다. 그래서 왕은 대공작이 투덜대는 것을 못 들은 척 해 주기로 했다. 어차피 세실리아의 의사가 확고한 이상 아버지라도 그녀를 말릴 수는 없으니 자신이 원하는 대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 그건…”

“너밖에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거지? 알고 있다.”

윈터그린 대공작은 자신과 딸의 처지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온 나라 전체를 뒤져 봐도 자신의 딸만큼 왕의 계획에 적역인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공작 엘로이 S. 윈터그린의 어머니는 3대 대귀족 중 한 축인 세인트 가문의 딸이고, 아내 나탈리아 M. 윈터그린은 또 다른 대귀족인 메디치 가 수장의 고명딸이다. 윈터그린과 메디치의 딸이며 세인트의 손녀인 세실리아 A. M. 윈터그린 만큼 정치적으로 큰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은 이 나라에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물론 한 사람이 더 있긴 하지만, 무리지.

적어도 그 사람이 있었다면 조금 더 격렬하게 반대 의사를 표시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고 대공작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대공작은 딸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현명한 딸은 자신이나 아내의 조언이 필요한 일이면 꼭 먼저 상담을 청하지만, 명백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경우 절대 망설이지 않는다. 말리면 조금 망설이다가 방글방글 웃는 얼굴로 ‘아빠, 미안해요. 그래도 해 볼게요. 네?’하며 조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여느 아버지들처럼 딸들만 쓸 수 있는 그 무적의 무기에 지고 만다.

대공작은 옆에 앉아 야식인 생선과 눈싸움을 하고 있는 왕을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원칙적으로 왕은 부모와 딸이 결정해야 할 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그가 내놓은 요청의 경우 자연스럽게 관여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이 상황에서 그는 왕이 아니라 가족과 똑같은 입장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왕이 아닌 입장에서 요청한 것은 순전히 왕의 입장에서 내린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결정은 자신들에게 떠넘긴다. 기분 나쁜 일이다.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어요. 폐하, 만약 제가 나쁜 마음을 먹고 계신다면 어쩌실 건가요? 승낙을 한 이상 이 문제에 대한 전권은 제게 있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이 나라를 전복시켜 버릴 수도 있잖아요.

진부한 질문이군요, 레이디.

생선에 꽂힌 왕의 포크가 반 바퀴 돌았다.

너무 진부해서 레이디 역시 별로 묻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닙니까? 레이디께서 그럴 생각이 있었다면 진즉 저지르셨겠지요. 무엇보다 당신은 그럴 만한 자격이 있으니까요. 최고 귀족 가문의 혈통을 모두 잇고 있으며, 사람들을 움직여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 낼 정도로 명석하시지 않습니까. 하지만 당신은 선수를 쳐 우리 집안과 이 나라를 역동적으로 만드는 것 보다 제 쪽에서 청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진의를 확신했던 것입니다.

세실리아는 스스로 생각해 봐도 재미없는 질문을 했다고 생각했다. 왕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오밤중에 단신으로 귀족 저택에 쳐들어와 제 며느리가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아들놈은 넷이 있습니다만, 레이디께서 가장 쓸 만하다 선택한 녀석을 왕으로 정할 생각입니다!라고 선포할 정도라면 엄청난 고민을 먼저 했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아직도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발, 다시 생각해 보니 역시 못 하겠더라고 말해다오. 평소와 달리 이채롭게 반짝이는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세실리아는 아버지의 눈빛을 모른 체 했다.

왕자님들께서 원정에서 돌아오시면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일단 상대를 알아본 뒤에 결정할 테니 결혼 준비는 당장 하지 않아도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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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박갑생 2008/09/14 17:45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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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아즛씨랑 강연아즛씨

Posted 2007/03/25 20:58, Filed under: 오리지널/12/12(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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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우리 진수아즛씨 아방하시기도 하지ㅠㅠㅠㅠㅠ
강연아즛씨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작업을 거는 데도 모르다니ㅠㅠㅠ
그림은 규동이 꺼구요, 오늘 코믹에서 뺏아왔습니다. 처음엔 올리지 말라더니 결국 포기하고 올리라고 해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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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BlogIcon DOT! 2007/03/25 22:10 Delete Reply

    아. 강연아저씨 저렇게 생겼군요ㅡ (멍)
    (올백인줄 몰랐어요; )

    1. Re: # BlogIcon 금빛고양이 2007/03/26 00:19 Delete

      강연아저씨는 이런 분이시랍니다. 올백에 꼬랑지가 트레이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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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아저씨와 남철군

Posted 2007/03/22 03:19, Filed under: 오리지널/12/12(가제)

열고


어 이럴 것 같구...우리 불쌍한 강연아저씨!
대충 현민씨랑 진수아즛씨랑 이런저런 일을 담판지으러 가는 걸 강연아저씨가 보고 불끈하는게 그걸 남철군이 온몸 바쳐 말리는 내용일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잘 모르겠네요 후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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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BlogIcon DOT! 2007/03/22 20:57 Delete Reply

    -남철군, 귀여워요. 그런데 중간에 [철민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
    (소근:철민이 누굽니까 )

    1. Re: # BlogIcon 금빛고양이 2007/03/22 23:11 Delete

      바꿨어요. 이름을 변경하는 바람에 살짝쿵 헛갈렸습니다ㅠㅠㅠㅠㅠ

  2. # 규현 2007/03/22 22:35 Delete Reply

    역시 강아지 같은 얼굴로 무서운(...)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남철이=_= ㄷㄷㄷㄷㄷ 당황한 강연아저씨 원츄입니다;ㅂ;!

    1. Re: # BlogIcon 금빛고양이 2007/03/22 23:12 Delete

      역시 젊은애는 강해. 사실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셈이지만!

  3. # BlogIcon DOT! 2007/03/23 23:56 Delete Reply

    이것도, 축전이라면 축전인가요(폭소).
    http://pds.exblog.jp/pds/1/200703/23/36/f0132636_2348393.jpg
    (홈페이지 계정을 버려버린 바람에)
    한시간만에 뚝딱해치워버린거지만(네, 졸작이에요)
    이렇게나마 주소를 알려드려요(쑥스)
    오리지널 화이팅입니다 :)
    덧: 남철군 외모 설명..별로 없어서 임의로. 흠흠. 했습니다.(화내지 말아주셔요)

    1. Re: # BlogIcon 금빛고양이 2007/03/25 18:43 Delete

      우와;ㅁ; 감사합니다. 무사히 받아 하드에 고이 모셔 두었습니다ㅠㅠ
      아직 설정 단계의 글인데도 팬아트 같은 게 들어오다니 정말 놀라워요ㅠㅠ
      곧 오리지널 버전의 4인방을 슬슬 공개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셔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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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아저씨와 남철군

Posted 2007/03/21 00:59, Filed under: 오리지널/12/12(가제)
최강연. 180cm. 43세. B형. 5월 5일생. 황소자리.
적당한 키에 몸이 굉장히 좋고 눈빛 그윽한 완벽한 로맨스 그레이. 머리를 길러 묶었다.
진수와는 입사 동기로, 현재 계장. 진성 게이로, 일찌감치 커밍아웃하고 나와 혼자 살고 있다. 전형적인 엄마친구아들로, 라면이나 커피 물 맞추기를 빼면 뭐든 제대로 할 수 있다. 진수가 여러 가지 의미로 몹시 마음에 들어 같이 술을 마시거나, 하소연을 들어 주거나 한다. 사실 이혼을 망설이는 진수를 법원에 끌고 간 사람도 강연. 하지만 정작 자신의 연애는 서툴러, 마음에 드는 사람은 항상 남이 채 가곤 한다. 신문이란 신문은 모두 챙겨 하루 종일 훑어 보는 것이 취미.
진수가 슬슬 넘어온다 했더니 낙하산 놈팽이가 가로채려는 바람에 속이 뒤집혔다. 취향도 아닌 철민을 한 번 덮치려다 말로 카운터 당하고, 그 이후 어찌어찌 자게 되지만 계속된 관계는 거절당한다.



지남철. 174cm. 26세. O형. 2월 11일생. 물병자리.
보통 키지만 다리가 길고, 동글동글하고 선량한 표정. 반짝대는 눈이 귀엽다.
덜렁대고 사고뭉치인 영업 1과의 막내. 어쩌다보니 취업난을 쉽게 뚫고 회사에 잘만 다니는 행운청년.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정직하지만 키가 크고 실수가 잦아 어딘가 멍이 들어 있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모습 속에는 사람의 본의를 꿰뚫어볼 수 있는 힘이 있다. 화가 나서 독설을 퍼부을 때엔 굉장히 무섭다. 양갓집에서 태어나 걱정 없이 잘 자랐지만, 양성애자라는 것은 자신만 아는 비밀. 활발하면서도 유하고 가끔 사려깊고 곧은 모습에 사람들이 놀란다. 게임, 만화광.
양성애자라지만 강연이 첫 남자. 현민과 진수, 강연의 관계를 모두 꿰뚫어보고 있고, 적절하게 도움을 준다. 차여버린 강연이 가여워 딱 한 번 같이 자 주지만, 그 이후의 관계는 딱잘라 거절한다. 강연이 싫어서가 아니라, 위로는 한 번으로 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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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규현 2007/03/21 04:05 Delete Reply

    아우 그냥 너무들 좋아요 ㅠㅠ 이거 진짜 회지라도 내야되는건가 ㄷㄷㄷ

    1. Re: # BlogIcon 금빛고양이 2007/03/22 00:22 Delete

      내자. 글 열심히 써서 와이마켓이나 비앤비 같은 데 막 나가고 하는 거야. 와하하하하하하

  2. # BlogIcon DOT! 2007/03/21 15:23 Delete Reply

    ....약 20년 차이의 '아저씨'와 '군'... 이군요.
    회지, 기대하겠어요. (미중년에 무려 로맨스 그레이에 엄친아군요, 엄친아! )

    1. Re: # BlogIcon 금빛고양이 2007/03/22 00:24 Delete

      수가 스무 살 넘어가면 20년 차이야 이제 별거 아니게 되구요…회지는 노력할게요 아마도. 동인 소설 판매전 같은 데에 낼까봐요. 제대로 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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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특별근무조

Posted 2007/03/18 13:33, Filed under: 오리지널/야간특별근무조
거의 마지막이려나…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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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하는 이렇게 무사태평한 인간입니다. 음하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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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BlogIcon DOT! 2007/03/18 19:17 Delete Reply

    뭐, 뭔가 굉장히 멋있는 오리지널이군요.! (기대중입니다 笑)

    1. Re: # BlogIcon 금빛고양이 2007/03/19 18:04 Delete

      멋지다니 다행이예요;ㅁ; 멍한 아가씨와 로리로리 구미호라니 미묘한 조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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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1차 메모

Posted 2007/03/17 13:20, Filed under: 오리지널/12/12(가제)
규동이와 한밤중에 불타올라 즐필…아니 졸필이지만 갈겨 보았습니다.

열고



어...현민씨 이런 인간이던가? 아래 적어 놓은 거랑 다른 것 같은데.
내가 사흘 걸쳐 쿠루기로 소설 30편인가 50편인가를 독파해서 좀 이상해졌나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 진수 아즛씨는 이렇게 생기셨어요. 그림협찬은 나와 열심히 버닝중인 The 규동입니다. 우리 정말 버닝해서 이걸로 동인지 만들까 학학하고 있었다구요. 기분나쁘면 내야지. 근데 MFJ본편이랑 피넛버터는 어쩌구. 에잇몰라.
현민군 그림은 없지만 어쨌든 안경...안경에 샤프한 30세. 진수아즛씨랑 현민씨는 12살 차이, 키도 12cm차이예요. 우리 이런 사소한 공통점에도 버닝하고 있었다구요. 아아 나 이 길 안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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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BlogIcon Dot! 2007/03/18 00:30 Delete Reply

    ...엑박이에요OTL

    1. Re: # BlogIcon 금빛고양이 2007/03/19 18:06 Delete

      고쳤어요 ㅠㅠ 이제 안 엑박이겠죠?;ㅁ;

  2. # 양아 2007/03/18 18:50 Delete Reply

    에잇 몰라 라뇨;ㅂ;!!!!!

    1. Re: # BlogIcon 금빛고양이 2007/03/19 18:07 Delete

      어…그게…그러니까…(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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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공)
30세. AB형. 183cm. 8월 27일생. 처녀자리.
샤프한 무테안경에 제법 큰 키, 약간 마른 체구. 단정하고 곱상하게 생겼지만 눈빛이 가끔 날카로워진다.
HG그룹 5대째로, 유학에서 돌아오자마자 팀장 자리를 떠맡았다. 다들 알면서 쉬쉬하지만, 뒤에서는 낙하산이라고 말이 많은 것 같다. 야심도 있고 능력에 대한 욕심도 많아 무엇이든 끈질기게 배우려 든다. 한때 연기자 지망생이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배운 기술로 표정이나 태도를 천연덕스럽게 꾸밀 수 있게 되었다. 하고 싶었던 연기자 쪽은 잘 풀리지 않고, 전혀 하고 싶지 않았던 회사 일은 적성에 맞아 그 괴리에 힘들어한다. 차분하고 지적으로 보이지만 능청스러운 구석이 있다. 대부분 계산된 행동으로, 필요에 따라 움직인다. 매일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낙.
얼이 빠져 있는 만년 팀장 아저씨가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예기치 못하게 도움을 받게 되면서 신경을 쓰게 된다. 호불호 이전에 심하게 상처입은 주제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려는 모습을 견딜 수 없어, 어떻게든 감정을 폭발시켜 보고 싶을 뿐.


서진수(수)
42세. B형. 171cm. 7월 3일생. 게자리.
보통 키에 보통 체구, 조금 흐린 눈빛. 옷도 센스 없고 면도도 제대로 못하는, 홀아비 냄새가 팍팍 나는 아저씨.
만년 팀장. 무능하다기보다 파벌 싸움에서 밀렸다. 하지만 부하들에게서 많은 신뢰를 받고 있어 잘리진 않았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고 퉁명스럽지만 쓸데없는 곳에서 사람 좋고 성실하고 부끄러움을 잘 탄다. 이혼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언제 돌아설지 모른다는 생각에 좀더 소심해졌지만, 억지로 괜찮은 척 하고 있다. 둔한 면이 있어 현민의 정체를 모르는 유일한 인물. 충격을 잊으려고 요즘은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중이라, 피곤한 얼굴을 보일 때가 많다. 별거 시작 이후로 바깥을 멍하게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고 있다. 동네 만화방에서 무협지를 빌려보곤 한다.
처음에는 잘난 듯 다니는 현민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젊은 나이에 벌써부터 계산하며 움직이는 모습이 가엾어 보여 조금씩 돕다 보니 얽혔다. 자기 일 감당하기도 힘들지만, 앞길 창창한 젊은 애가 너무 앞만 보고 달리다 자신처럼 될까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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